취업 스펙 및 직장 생활 이야기

해외로 나가자. (조기 유학, 어학 연수, 교환 학생)

캡틴 킴 2021. 8. 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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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한 지방에서 초중고까지 자란 나는 어릴 때부터 대도시, 해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잘 생각해 보면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뚜렷한 계기들이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이었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그런데 한편에서 갑자기 Run!!! 하는 소리가 들려서 뒤돌아 보았더니 웬 금발머리 남자애가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자매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었는데,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이 비싼 돈 주고 학교에서 방학 동안 서로의 집에서 일정 기간 생활해보는 그럼 프로그램이었다. 대학생도 아니고 초등학생이 교환학생이라니..! 외국인에게 말 한번 못 붙여본 나도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우리 집에선 자식 경험을 위해 큰 돈을 쓰는 여유 정도까진 없었던 것 같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 놈 하나가 갑자기 퇴교를 한다는 신선한 소식을 들려주었다. 이유인즉, 집에서 조기 유학을 보내주겠다고 뉴질랜드 가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학교도 다니기 싫고 중2병에 걸린 나는 무척이나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는 뉴질랜드에서 중학교, 호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서 미국 뉴욕으로 대학까지 진학했다. 물론 해외 대학을 나온다고 취업까지 잘 되는 것은 아니었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자식 하나 조기 유학부터 해외 대학까지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어마어마한 돈이 투자가 된다. 요새 신문이나 언론에 자주 나오는 얘기지만 그 돈으로 10년 전에 자식 이름으로 삼성전자 주식이나 서울 도심지에 아파트를 사줬더라면, 엄청나게 올랐을지도... 보통 해외에 취업을 하기 위해선 회사에서 Visa sponsor를 해줘야 취업 활동이 가능하지만, 이것이 생각보다 무지 힘들다. 해외 유수 대학을 나온 친구들 대다수가 한국에 돌아와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 국내 기업들도 해외 대학 출신을 비선호하는 경향도 적잖게 있어서 국내 취업 역시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에 주변에 자녀들이 해외 대학에 다니는 경우를 보면 그렇게 비싼 등록금(거의 깎아주지도 않음)을 내가면서 한국에서 비대면 수업을 하고 학교의 Facility를 하나도 누리지 못하니, 이 얼마나 돈 아까운 행태인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고등학생 시절에는 서울 4년제 대학교를 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특히나 서울에 가고가 하는 일념이 가장 컸기에 어떻게든 인서울 4년재 대학에 입학했고 별생각 없이 1학년 생활을 마쳤다. 난 아버지의 조언(?)으로 겨울 방학이 시작할 때 바로 군 입대를 했고,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어학연수를 가려고 준비를 했다. 군대에 가서 천만다행으로 정신을 좀 차려, 제대하고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집에서는 어학연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드렸지만 어학연수 보내줄 돈은 없으니 정 가고 싶거든 공부 열심히 해서 교환학생을 가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한국 재학 중인 대학교에 등록금을 내면 자동으로 자매결연이 되어 있는 학교도 같은 금액으로 공부할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어학연수에 비해 훨씬 저렴했고 학점도 이수가 되니 시간 단축까지 일석이조였다. 

 

  군 전역 후 학점을 올리기 위해 생각보다 열심히 공부해서 너무 높지는 않지만 중간 이상의 학점을 만들어 놓고 영어 성적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영국 등 영미권 대학교에선 토플(TOEFL), 아이엘츠(IELTS) 점수가 필요하고 요구하는 점수 또한 높은 편이다. 토플과 아이엘츠 중 선택한 것은 아이엘츠인데, 토플은 iBT로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시험문제를 읽고 듣고 쓰고 말하는 방식이고 아이엘츠는 종이 시험지로 이루어지는데 토플은 좀 더 전문적인 영단어가 많이 나오는 편이고 아이엘츠는 전문적이면서 일상생활 영단어 반반이었던 느낌이었다. 스피킹 세션도 직접 외국인이 앞에서 대화하듯 치러지며 녹음기를 켜서 나중에 여러 시험관이 채점하는 방식이다. 웨일스라는 영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섬 북쪽의 북아일랜드로 이루어짐) 내 있는 학교로 갈 생각이라 영국과 호주가 주관하는 아이엘츠로 선택했던 것이다.

 

서울대 대학원 준비하는 아는 동생과 함께 겨울 방학 1달 동안 죽었다 생각하고 강남에 있는 아이엘츠 학원에 다녔고 둘이서 대화하거나 카톡 할 때도 영어로 하고 이동시에는 무조건 리스닝하고... 정말 한 달동안 영어에 파묻혔다. 한달 과정 후 시험을 테스트 삼아 쳐보았는데 바로 원하는 점수가 나왔고 그렇게 교환학생에 지원해서 높은 영어 점수 덕분에 쟁쟁한 경쟁률을 뚫고 최종 2명에 선발되었다.

 

 학교를 선정해야 하는데 학원 선생님께서 정말로 웨일스에 있는 학교를 갈 것인지를 여러 차례 여쭤보셨다. 이유인 즉, 본인도 영국에서 공부를 오래 했고 영국 발음에 영국 영어를 구사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래도 미국이 대세이다. 영국 발음으로 영어를 하면 영어인 줄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은 아니겠지만;) 등등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래서 결국 미국으로 학교를 선정하고 2명 중 1명으로 선발되어 해당 학교로 1년간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왔다. 

 

 약 1년여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한국인은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서 영어는 매우 유창한 수준으로 향상되었고 국제학생회 소속으로 다양한 레저 활동, 액티비티, 파티 등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주어지며 기본적으로 학점이 인정되기 때문에 상당 부분 큰 이득이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외국어 유학에 대한 기회가 거의 없어졌겠지만, 향 후 일상을 되찾게 되었을 때 후배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다. 어학연수도 좋지만 교환학생이 더욱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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